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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4

성공한 인생이란 _ 조정래 '풀꽃도 꽃이다'에서 성공한 인생이란 자기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고, 그 일을 한평생 열심히 즐겁게 해나가고, 그리고 사는 보람과 행복을 느끼며 노년을 맞는 것이다. 조정래 [풀꽃도 꽃이다] 2024. 12. 6.
'희랍어 시간' 한강 작가의 소설 속 재미 그후 초등학교에 다니면서부터 그녀는 일기장 뒤쪽에 단어들을 적기 시작했다. 목적도, 맥락도 없이 그저 인상 깊다고 느낀 낱말들이었는데, 그중 그녀가 가장 아꼈던 것은 ‘숲’이었다. 옛날의 탑을 닮은 조형적인 글자였다. ㅍ은 기단, ㅜ는 탑신, ㅅ은 탑의 상단. ㅅ-ㅜ-ㅍ이라고 발음할 때 먼저 입술이 오므라들고, 그 다음으로 바람이 천천히, 조심스럽게 새어나오는 느낌을 그녀는 좋아했다. 그리고는 닫히는 입술. 침묵으로 완성되는 말. 발음과 뜻, 형상이 모두 정적에 둘러싸인 그 단어에 이끌려 그녀는 썼다. 숲. 숲. 희랍어 시간 | 한강 저 몇일 전에 읽은 부분인데요 저도 '숲' 라는 단어가 너무 많이 좋아졌습니다 ㅎ 출근길에 와이프와 이야기를 나누며ㅅ-ㅜ-ㅍ 입술쭉 빼고 따라 발음하며한 참을 웃었네요 ㅅㅜ.. 2024. 11. 6.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_ 내가 가졌던 질문에 소설로 답을 듣다 소설을 읽으며 가졌던 질문에 소설가는 소설로 답을 하는구나 느꼈다.한강 작가는 자신의 소설을 통해 '세상에 정답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진다'고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나는 한강 작가의 몇 권의 책을 읽으며, 한가지 질문을 가지고 있었다.'너무 과거의 아픔과 상처 속에 머물고 있는 것을 아닐까?' 그 대답을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들었다  간병인이 바늘 하나를 소독한 뒤 인선의 집게손가락에 가져가, 아직 피가 굳지 않은 봉합된 자리를 서슴없이 찔렀기 때문이다. 인선의 손과 입술이 동시에 떨렸다. 간병인이 두번째 바늘을 알코올에 적신 솜으로 소독하는 것을, 좀전처럼 인선의 중지를 찔러 상처를 내는 것을 나는 보았다. 간병인이 두 개의 바늘을 다시 소독한 뒤 상자에 넣었을 때에야 인선은 입술.. 2024. 11. 5.
톨스토이의 단편 '세 죽음' 2024년 11월 2일 아침와이프와 몇일 전에 읽었던 톨스토이의 '세 죽음' 단편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와이프는 안 읽은 줄 알았는데, 같이 읽었던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 같이 수록된 단편으로 책 소개 블로그를 읽었다고 했다.가진 것 하나 없이 자신이 누워있는 자리조차 식모의 의자인 마부의 죽음부유한 가문의 여주인의 죽음그리고 마부의 묘비 십자가를 위해 벌목을 당한 나무의 죽음  도끼는 아래에서 점점 더 둔탁하게 울렸고, 이슬에 젖은 풀 위로는 싱싱하고 하얀 나무 조각이 날아다녔다. 도끼 찍는 소리에 나무 갈라지는 소리가 뒤이어 들렸다. 나무는 온몸을 떨고 꺾였다가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와 뿌리까지 무섭게 비틀거렸다. 잠시 모든 것이 조용했지만, 나무가 다시 꺾이고 줄기가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큰 가.. 2024.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