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그 남자네 집
1931년생인 저자의 자전소설들을 읽으며,
1932년생이신 아버지와 1940년생이신 어머니의 삶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특히 아버지 어릴 적 일제시대 6.25 때 이야기가 떠올라 타이머신을 타고 가서 아버지를 만나는 듯한 기분에 빠져들 수 있었다
아버지 돌아가시 전에 이 책들을 읽었으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 것 같은 후회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경기도 개풍(현 황해북도 개풍군)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를 지나 해방 후 6.25로 행폐진 서울에서 20대까지의 이야기...
강한 생활력과 유별난 자존심을 지닌 어머니, 이에 버금가는 기질의 소유자인 작가 자신, 이와 대조적으로 여리고 섬세한 기질의 오빠와 어우러져...
친일과 반일, 공산과 반공의 격랑 속에 서민의 모습을 솔직하면서 담담하게 풀었다
아버지 13,4살 때 서울에선 쌀을 구할 수 없어서 능곡으로 시집간 누님 집에 가서 일본 순경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밤새도록 쌀가마니를 지고 산을 넘어서 종로 집까지 자주 날랐다고 하셨었다. 성인이 되어서는 일제강점기 소학교 시절 일본인 선생님을 만나 그분 도움으로 사업을 시작하시게 되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스무살의 스무살의 성년으로 들어서던 1953년부터 1953년 결혼할 때까지의 20대를 그렸다.
국민에겐 안전하다고 하고 남하한 정부. 한강 다리가 끊겨, 미쳐 피난 못 간 사람은 공산주의자로 몰려 고초를 당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아빠의 부상에도 남쪽으로 피난을 가지 않으면 공산주의자로 몰릴 것이 두려워 목숨을 걸고 피난을 가야 하는 상황.
미8군의 PX 초상화부에 취직하여 일할 때, 영화 간판쟁이로만 알고 그림 못 그린다고 핀잔도 주고 반말도 해가며 막대하던 사람 중에 자신이 화가라는 것을 조금스럽게 알려온 이가 있었는데 그가 박수근 화백이던 일화에선 소름이 돋았다ㅎ
나의 아버진 1950년 당시 공주에서 탄광을 하시던 할아버지를 돕고 있었는데, 집안 식솔들을 건드리지 않는 조건으로 19살에 인민군에 자원입대하였고, 얼마 안 되어 미군 포로가 돼서, 거제수용소에 들어가게 되었다. 포로수용소에서는 전쟁터 보다 더 살벌한 사상 전쟁을 치뤘고, 1차 포로 석방에 풀려나서 집에 올 수 있었다. 그런데 면서기의 농간으로 다시 대한민국 육군으로 입대하여 동부전선 포병부대에서 전쟁을 치르셨고 훈장까지 받아 지금은 이천호국원에 영면해 계신다.
그 남자네 집
이루어질 수 없지만 끝도 없는 첫사랑의 추억
사랑이 사치가 되던 그 시절, 구슬 같던 첫사랑 이야기
돈암동 후배네 집에 놀러갔던 ‘나’는 한국전쟁 막바지, 돈암동 안감천변에 살던 첫사랑 그 남자를 떠올린다.
‘나’는 미군부대를 다니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러다 먼 친척뻘로, 홍예문이 달린 널찍한 기와집에 사는 부유한 집안의 막내아들이자 상이군인이자 문학과 예술을 좋아하는 청년인 그를 만난다. ‘생존’만이 가치 있던 그 시절, 그 남자의 문학과 음악과 낭만, 그리고 사랑은 빛이 났고 그 자체로 사치스러웠다. 두 사람은 서울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행복한 겨울을 보내지만, 그 남자는 백수였고 주인공은 다섯 식구의 밥줄이었다. 결국 주인공은 일하러 다니던 미군부대에서 만난 은행원 전민호와 결혼을 결심하고, 그 남자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그러나 곧 결혼의 환상은 깨지고, 결혼생활이 급격히 권태로워질 즈음 주인공은 그 남자의 소식을 다시 듣게 된다...
『그 남자네 집』은 박완서가 50여 년을 꼭꼭 여며두었던 첫사랑을 조심스레 펼쳐 보인 기록이다. 전쟁의 아픔, 자본주의 비판, 여성 운동의 허실을 집요하게 파헤치던 작가는, 마지막에는 결국 ‘사랑’을 택했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은 시절에도 사랑은 있었고, 어두울수록 더 찬란히 빛났다. 이 마지막 장편 소설이 특히 눈에 띄는 이유는, 여러 젊은 등장인물들의 과거뿐 아니라 현재 모습을 담아낸 데 있다. 박완서는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현재의 모습-아픔을 치유한 모습, 고통을 받아들여 내화시킨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본인의 상흔 역시 치유되었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자신의 열다섯 번째 장편소설인 이 작품을 힘들고 지난했던 시절을 견디게 해준 '문학에 바치는 헌사'라고 밝혔다.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
32년생 서울 청년과 40년생 충남 장항 시골 아가씨의 그 시절 사랑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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