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혼모노
- 저자: 성해나
- 출판사: 창비
- 발행일: 2025년 3월
- 장르: 단편소설집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된다" - 박정민 배우의 추천사가 과장이 아니었다.
작가 소개
성해나는 2024년 한국문학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진 작가 중 한 명이다. 2024·2025 젊은작가상, 2024 이효석문학상 우수 작품상, 2024 김만중문학상 신인상 등 권위 있는 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지난해에는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선정한 '2024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투표에서 1위로 뽑힌 작가다. 『혼모노』는 그의 두 번째 소설집으로, 첫 번째 소설집 이후 더욱 성숙해진 문학적 역량을 보여준다.
책의 매력 포인트
1. 제목이 던지는 질문
혼모노(本物). 일본어로 '진짜'를 뜻하는 단어의 음차 표기로, 본래 '진짜 중의 진짜'를 뜻하는 긍정적인 의미를 지녔지만 한때 인터넷상에서 남에게 민폐를 끼치는 과한 '오타쿠'를 조롱하는 용어로 쓰이며 변질되기도 했다. 작가는 이 제목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흐려진 경계선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2. 치밀한 취재와 구성력
작품마다 치밀한 취재와 정교한 구성을 바탕으로 한 개성적인 캐릭터와 강렬하고도 서늘한 서사가 돋보인다. 작가는 단순히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3. 다양한 소재의 스펙트럼
#덕질 #길티플레저 #진짜가짜 #남영동대공분실 #건축 #스타트업 #농촌재생사업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면모를 다루며, 건축, 영화, 메탈 등 폭넓은 영역을 아우른다.
인상적인 작품들
「혼모노」(표제작)
30년간 모시던 신령을 어린 신애기에게 빼앗기고 이른바 신으로부터 홀로서기를 하는 '문수'라는 박수무당의 이야기다. 무당의 세대교체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권력의 이동과 정체성의 혼란을 그려낸다. "누구에게도 의탁하지 않"은 채로 작두 위에서 피범벅이 되어 비로소 "진짜 가짜"가 되는 장면은 이 소설집의 백미다.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현대인의 은밀한 욕망과 죄책감을 다룬 작품으로,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흡인력이 뛰어나다.
소감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가의 '진정성'에 대한 탐구였다. "한 장 한 장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웠을 정도로" 몰입도가 높은 작품들이 연이어 나온다.
성해나는 현대 사회에서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단순한 이분법적 답변 대신 더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각 등장인물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짜'를 찾아가는 과정이 생생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특히 세대 간의 갈등을 손쉽게 무마하지 않으려는 정직한 태도, 인위적 도덕을 가차 없이 벗겨내는 담대함, 온기에 속지 않으려는 치열함이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어서, 읽는 동안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분들께 추천드려요자
- 현대 한국 사회의 다층적 면모에 관심 있는 독자
- 진정성과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
- 새로운 감각의 한국 문학을 찾는 독자
- 영화적 상상력이 풍부한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이 작품집은 그 인기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성해나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이 왜 '2024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로 선정되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현실과 환상, 진짜와 가짜를 오가며 현대인의 내면을 예리하게 포착한 『혼모노』는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집이다. 읽고 나면 무엇이 '진짜 나'인지에 대해 한참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만의 혼모노를 찾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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