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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반고흐, 영혼의 편지

by giornata 2024. 11. 20.

고흐의 불꽃같은 열망과 고독한 내면의 기록! 

빈센트 빌럼 반 고흐 저/신성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05월 31일 | 원제 : The Letters of Vincent Van Gogh

 

 

삶과 예술의 규칙 중에서

 

테오에게...

그림이란 게 뭐냐? 어떻게 해야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가? 그건 우리가 느끼는 것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사이에 서 있는, 보이지 않는 철벽을 뚫는 것과 같다. 아무리 두드려도 부서지지 않는 그 벽을 어떻게 통과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인내심을 갖고삽질을 해서 그 벽 밑을 파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럴 때 규칙이 없다면, 그런 힘든 일을 어떻게 흔들림 없이 계속해 나갈 수 있겠니? 예술뿐만 아니라 다른 일도 마찬가지다. 위대한 일은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을 때 이룰 수 있다. 결코 우연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규칙이 먼저 있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인지, 인간의 행동에서 규칙이 추론되는 것인지 하는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처럼 규청할 수도, 또 그럴 필요도 없는 문제인 것 같다. 그러나 사고력과 의지력을 키우려도 노력하는 것은 긍정적이고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1882년 10월 22일 _p93

 

막연하게 유명한 천재 예술가 일거라고만 생각했건 반고흐

고흐가 동생 태오에게 써 보냈던 편지를 읽으며, 번민과 어려운 환경과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서 천재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천재는 어떤 분야에서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그 속에서 행복을 찾고 즐기는 자이라고

 

 

 

더 많은 것을 원하며 모든 것을 잃는 자

 

테오에게...

사랑에 빠지면 태양이 더 환하게 비추고 모든 것이 새로운 매력을 갖고 다가온다. 깊은 사랑에 빠지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데, 그건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난 사랑이 명확한 사고를 막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들렸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사랑할 때 더 분명하게 생각하고 이전보다 더 활동적이 되거든. 사랑은 영원한 것이다. 물론 그 외양은 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사랑에 빠지기 전과 후의 모습은 마치 불 꺼진 램프과 타오르는 램프만큼이나 다르다. 어느 쪽이든 램프는 거기 존재하는 것이고 그게 좋은 램프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램프는 빛을 발산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램프의  기능 아니냐. 그리고 사랑은 우리가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준다. 바로 그런 방식으로 우리는 자기 일에 더 적합한 사람이 되어간다. 1883년 3월 21~28일 _p95

 

 

 

네 자신을 즐겨라

 

여동생 윌에게...

그러니 너무 기를 쓰고 공부를 하지는 말아라. 공부는 독창성을 죽일 뿐이다. 네 자신을 즐겨라! 부족하게 즐기는 것보다는 지나치게 즐기는 쪽이 낫다. 그리고 예술이나 사랑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라. 그건 주로 기질의 문제라서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다.

...

예술가가 되려는 생각은 나쁘지 않다. 마음속에서 타오르는 불과 영혼을 가지고 있다면 그걸 억누를 수는 없지. 소망하는 것을 터뜨리기보다는 태워버리는 게 낫지 않겠니. 그림을 그리는 일은 내게 구원과 같다.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더 불행했을 테니까. 1887년 여름~가을 _p157

 

 

 

모두가 낯설게 보인다

 

테오에게...

요즘 모파상의 '피에르와 장'을 읽는 중이데, 참 아름다운 소설이다. 이 소설의 서문을 읽어보았니? 서문에는 "소설가에게는 소설을 통해 자연을 더 아름답고, 더 단순하며, 훨씬 큰 위안을 줄 수 있게 과장하고 창조할  자유가 있다." 그 다음에 "재능은 오랜 인내로 생겨나고, 창의성은 강한 의지와 충실한 관찰을 통한 노력으로 생긴다." 라는 플로베르의 말이 의미하는 것에 대해 쓰고 있다. 1888년 3월 _p165

 

 

 

나를 꿈꾸게 하는 밤하늘

 

테오에게...

죽어서 묻혀버린 화가들은 그 뒷세대에 자신의 작품으로 말을 건다.

 

지도에서 도시나 마을을 가리키는 검은 점을 보면 꿈을 꾸게 되는 것처럼,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때 묻곤 하지. 왜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된 검은 점에게 가듯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터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증기선이나 합승마차, 철도 등이 지상의 운송 수단이라면 콜레라, 결석, 결핵, 암 등은 천상의 운송 수단인지도 모른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지.  1888년 6월 _p191